국군 제5보병연대는 한국군 창설때부터 있는 전통있는 부대입니다. 그 부대의 수난사와 함께.. 채명신 예비역 장군과의 연계가 담긴 이야기가 있어서 올려봅니다.
---5연대는 부산에 근거지를 두고 있었는데, 전쟁이 터지자마자 전방에 배치됐다가 전멸되다시피 했고 그후 영천전투가 치열할 무렵 재편성된 것이다. 그런데 그때부터 5연대는 싸우는 족족 패하기만 한데다 총소리만 나도 도망간다고 해서 사단 내에선 ‘왔다갔다 연대’란 별명까지 얻게 된다. 그러나 더욱 장병들의 사기를 떨어뜨렸던 건 역대 연대장 대부분이 불행한 결과로 물러나게 됐다는 사실이었다. 재편된 지 겨우 1년밖에 안됐음에도 연대장만 6명이 바뀌었을 정도이다. 그것도 모두 작전에 실패해 불명예 아니면, 죽거나 팔다리가 날아가는 중상으로 후송되든지 한 이런 이유였다. 그러니 장교들 사이에선 “7사단 5연대로 가면 죽는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가뜩이나 떨어진 장병들의 사기를 더 떨어뜨려 버렸다.
--- 채명신 장군 회고록 -사선을 넘고 넘어-에 나오는 채명신 장군의 회고담입니다.
채 장군은 담담하게 그려냈지만 필자도 군 시절 적잖게 사례를 접하던 중 예로 들어왔던 부분이 바로 5연대의 패배 또는 사고 사례였기 때문에 흥미있게 눈여겨 보게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패전과 관련된 사례는 워낙 은폐되어 있기 때문에 자세히 알 수가 없지만 연대장 전사, 교체까지 이르는 사례 일부는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안했기에 단대호만 지우고 배포되었었던 바로 그 사례들이었습니다.
개전초 5연대는 2사단에 예속되어 있었는데 아시다시피 의정부 지구 방어를 위해 투입됐다가 괴멸되었고(이때도 연대장 보직 해임) 이후 민부대로 불린 부대가 전북에서 모병한 병력을 기간으로 재편 50년 8월 7사단 5연대로 개칭됩니다.
필자가 현재까지 밝혀낸 제5연대장들의 수난은 다음과 같습니다.(일부는 들어보신 분도 있을 것입니다.)
-재편 직후 신령 지구 전투에서 연대장이 사단장에게 보직 신고 후 연대로 복귀하기 위해 짚차로 이동 중 공병대 경계병의 지뢰 매설 경고를 무시하고 지뢰밭에 돌입하다가 폭사.(탑승자 5명 전원 사망..)--안전 규정 미준수!
-평남 덕천 지구 전투 중 중공군 습격에 연대 대패.(2군단-장 유재흥(현리 대패의 그 인물)- 완전 작살!) 연대장 실종, 전사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모 월남자 증언에 의하면 60년대까지 북한 모지구 작업 인부로 일했다고 함!)
-강원도 원통지구 고사리 전투... 철수 중이던 5연대 병력은 고사리 국민학교 교정에서 3시간 예정인 휴식 및 식사 후 연대장 지시를 듣기 위해 협소한 운동장에 연대원이 운집해 있는 가운데 극소수의 길원팔 유격대(약 1개 소대 병력!)의 습격을 받아 병력 상당수를 잃은 어이없는 대참사 발생!--경계 활동 미실시! (대남유격사령관 길원팔 중장은 그 직후 채명신 중령의 백골병단 유격대에 의해 사살됨!)
-현리 전투 직전... 미10군단 예하의 7사단 5연대의 저항선이 돌파당하고 침투 중공군은 곧장 오마치 고개 점령 및 장악! 그 이후 한국전쟁 최대의 국군사의 수치인 현리 대패주 시작되고 국군 3군단 해체!(군단장 유재흥은 처벌 받지 않고 연대장만 보직 해임!)
-1951년 7월 파로호 인근... 일선 대대 본부를 방문한 연대장이 부근 숲에서 참모진과 숙의 중 적 박격포 사격을 받아 연대장 포함 연대 참모진 전원 죽거나 중상.
위와 같은 사건 등으로 인하여 국군 내에서 악소문이 퍼진 5연대는 -재수없는 연대-로 낙인찍혀 연대장으로 임명받은 모 대령은 연대장으로 부임하지 않기까지 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결국 부연대장 채명신 중령이 연대장으로 정식 임명받아 이후 여느 다른 부대 못지않은 활약을 합니다.
그의 회고록에 일부 과장이 있다해도 위의 사례와 비교해 보면 채 장군 스스로도 자신이 새로 만들었다고 할만 한 것이며 모든 장수 중 으뜸은 복장(福將)이다는 말이 실감나는 것 같습니다.
-참고문헌- 채명신 장군 회고록 최갑석 장군 회고록 육군 사이트 외 다수의 서적 등
이사금님 후기.
몽고메리 원수의 혹독한 훈련에 휘하 대령 중 한 명이 -이렇게 힘든 훈련을 받다간 저는 심장마비로 죽을 겁니다.-라고 하소연하자 -죽으려면 여기서 죽어라! 전선에서 죽어 병사들 사기나 떨어뜨리지 말고!-라고 했다 합니다.
전쟁이라는 상황속에서 후방에서 죽는 것과 전선에서 죽는 것은 막대한 차이가 있는 것을 인식못하는 인물들이 종종 있더군요..
지휘관들이 자신의 직책(부하들의 생명을 지켜줘야할 막중한 의무!)이 갖는 무게를 잊고 곧잘 자신의 목숨을 자신만의 것인양 착각하더라구요...
저의 후기.
한국군 제5보병연대의 한국전쟁때의 수난사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채명신 장군 당시에는 중령이셨던 분이.. 부연대장에서 연대장으로 부임하면서 제5보병연대의 수난사는 끝이 나는 모습을 보게됩니다. 한번 5연대 출신분들께는 많은 흥미가 느끼는 글일 것이라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지휘관이 자기의 목숨이나 행동을 함부로 해서는 안되며.. 미신은.. 미신일뿐이라는걸 말이죠..